그냥 일하고 밥 먹고 차 마시고
아파트 현관을 나서는데 빗방울이 제법 굵고 날씨도 싸늘하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 우산을 가지고 버스정류장으로 나갔는데 손에 들린 것이 책가방이 아니고 카메라 가방이다. 황당하다. 사무실을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한번 갈아타는데 큰 별사슴커피 한잔, 가끔 크로아상 하나 번갈아 먹고 심심하면 신문도 보고 담배도 한대 피면 그 다음 버스가 도착한다. 잘 골라 타면 사무실 바로 앞, 다른 것을 타도 걸어서 한 2-3분 거리에 있으니 출근길에 어려운 점은 없다. 웬만한 비는 창 넓은 모자 하나만 쓰고 그냥 맞으면서 걸어 다니기도 하는데, 출근 하는 날은 그럴 수 없는 것이 가끔은 아쉽기도 하다.
날씨 좋던 어느 하루에 사무실에서 집까지 딱 한번 걸었는데 볼린우드 집 앞 경찰서까지는 내리막이어서 45분, 그리고 학교까지는 오르막길도 있어서 15분 정도, 그리고 학교를 지나 집까지는 25분 정도, 도합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더라. 반대의 경우는 오르막이 많고 인도가 없어지는 곳도 있으니 30분 정도는 더 생각해야 할 듯하다. 좀 더 날이 풀리면 한두 번씩 걸을 기회가 더 오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가끔 보면 젊은 친구들은 아이포트 하나씩 끼고 오르막길을 뛰어 다니던데, 내가 생각하는 이 넘들의 경쟁력이다. 운동하기 좋은 여건에서 그다지 운동도 즐겨 하지 않은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을 생각하고 무수히 많은 비만 인구를 생각하면 별다를 것 없이 보이겠지만 뛰고, 걷고, 오르고 하는 것은 이 넘들의 비교우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종일 보고서에 들어가는 표 하나 수정하는데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이리 돌려보고 저리 둘러쳐도 아귀가 맞지 않았다. 때 늦은 요기를 하고 계속 끙끙대고 있는데 급기야 어떻게 되어 가는지 궁금하다고 윗사람이 찾아오기까지 했는데 결국 애초에 받은 데이터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퇴근시간 10분전에 찾았다. 내일 다시 앞뒤 맞추어서 주기로 하고 버스타기에 어중간한 시간에 퇴근했다. 순수하게 연구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 보고서와 연구비를 제공하는 기관에 보고하는 형식의 보고서는 성격이 많이 다른데, 오늘 문제가 된 표 하나는 전체 몇 명 중에 이번 인터뷰를 완료한 사람, 거부한 사람, 연락이 안 된 사람, 자격이 안 되는 사람 등의 숫자를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표 (테이블 1 이라고 달려 있다)인데 좌우로 더하기 하면 당연 100 퍼센트가 되어야 하는데, 이 기본적인 숫자가 엉클려져 있는 상황이다. 서로 다른 두 군데 조사 업체에 의뢰해서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역할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A에만 있어야 할 사람이 B에 있고 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 일단 책임소재는 분명히 했으나 (뭐..내가 안 그랬어요. 그 정도) 내일 아침엔 그 숫자를 맞추어야 하는데, 막연히 그냥 숫자를 '그려' 넣지나 않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비는 그쳤으나 날씨도 쌀쌀한데 시간이 되었는데도 버스는 오지 않는다. NS와 T가 내가 타야할 버스인데, 급할 때 잘 못 보면 꼭 HS를 탄다. HS는 숲만 빽빽한 조그만 길을 달려 Chapel Hill High School 로 가는 버스다. 그러면 항상 사무실에 전화를 건다. 야. 나 버스 잘 못 타서 좀 늦을 것 같다고... - 이게 나이 든 인간으로 할 짓 인가 싶다. 쪽 팔린다.
마침 근처에 나와 있던 후배가 직접 데리러 와서 저녁을 먹고 차 한 잔 하러 스카이라이트에 들렀다. 카운터에는 큰 헤드폰을 쓰고 책을 보는 낯익은 사람이 앉아 있어 보니 외눈박이 알바다. 세일하는 LP 구경을 잠시 하는데 굳이 아는 척을 하면서, 무엇을 샀느냐, 턴테이블은 뭘 쓰느냐. 자기는 턴을 3대 가지고 쓰고 있고, 외눈박이에 언제 오면 자기가 디제잉 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해 준다. 이름이 '엘'이라는데 주말에 외눈박이에 들리면 "웟썹 엘" 한번 해야겠다.

잘 보이지도 않는 주인장이 중고 시디는 처분 한 것 같고 레코드도 절반 정도는 없는 것 같다. 책은 내가 관심 없으니 들려도 보지 않는데, 가끔 십 수 년 된 어느 잡지 부록으로 나온 지도나 포스터 같은 것은 재미있게 보기도 한다. 이 집 커피는 참 맛이 없지만 부담도 없고,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 때문에 가끔 들린다. 그리고 밥은 얻어먹었으니 차 한 잔은 사야지....흐흐.

난 빨강이 좋아.
날씨 좋던 어느 하루에 사무실에서 집까지 딱 한번 걸었는데 볼린우드 집 앞 경찰서까지는 내리막이어서 45분, 그리고 학교까지는 오르막길도 있어서 15분 정도, 그리고 학교를 지나 집까지는 25분 정도, 도합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더라. 반대의 경우는 오르막이 많고 인도가 없어지는 곳도 있으니 30분 정도는 더 생각해야 할 듯하다. 좀 더 날이 풀리면 한두 번씩 걸을 기회가 더 오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가끔 보면 젊은 친구들은 아이포트 하나씩 끼고 오르막길을 뛰어 다니던데, 내가 생각하는 이 넘들의 경쟁력이다. 운동하기 좋은 여건에서 그다지 운동도 즐겨 하지 않은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을 생각하고 무수히 많은 비만 인구를 생각하면 별다를 것 없이 보이겠지만 뛰고, 걷고, 오르고 하는 것은 이 넘들의 비교우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종일 보고서에 들어가는 표 하나 수정하는데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이리 돌려보고 저리 둘러쳐도 아귀가 맞지 않았다. 때 늦은 요기를 하고 계속 끙끙대고 있는데 급기야 어떻게 되어 가는지 궁금하다고 윗사람이 찾아오기까지 했는데 결국 애초에 받은 데이터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퇴근시간 10분전에 찾았다. 내일 다시 앞뒤 맞추어서 주기로 하고 버스타기에 어중간한 시간에 퇴근했다. 순수하게 연구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 보고서와 연구비를 제공하는 기관에 보고하는 형식의 보고서는 성격이 많이 다른데, 오늘 문제가 된 표 하나는 전체 몇 명 중에 이번 인터뷰를 완료한 사람, 거부한 사람, 연락이 안 된 사람, 자격이 안 되는 사람 등의 숫자를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표 (테이블 1 이라고 달려 있다)인데 좌우로 더하기 하면 당연 100 퍼센트가 되어야 하는데, 이 기본적인 숫자가 엉클려져 있는 상황이다. 서로 다른 두 군데 조사 업체에 의뢰해서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역할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A에만 있어야 할 사람이 B에 있고 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 일단 책임소재는 분명히 했으나 (뭐..내가 안 그랬어요. 그 정도) 내일 아침엔 그 숫자를 맞추어야 하는데, 막연히 그냥 숫자를 '그려' 넣지나 않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비는 그쳤으나 날씨도 쌀쌀한데 시간이 되었는데도 버스는 오지 않는다. NS와 T가 내가 타야할 버스인데, 급할 때 잘 못 보면 꼭 HS를 탄다. HS는 숲만 빽빽한 조그만 길을 달려 Chapel Hill High School 로 가는 버스다. 그러면 항상 사무실에 전화를 건다. 야. 나 버스 잘 못 타서 좀 늦을 것 같다고... - 이게 나이 든 인간으로 할 짓 인가 싶다. 쪽 팔린다.
마침 근처에 나와 있던 후배가 직접 데리러 와서 저녁을 먹고 차 한 잔 하러 스카이라이트에 들렀다. 카운터에는 큰 헤드폰을 쓰고 책을 보는 낯익은 사람이 앉아 있어 보니 외눈박이 알바다. 세일하는 LP 구경을 잠시 하는데 굳이 아는 척을 하면서, 무엇을 샀느냐, 턴테이블은 뭘 쓰느냐. 자기는 턴을 3대 가지고 쓰고 있고, 외눈박이에 언제 오면 자기가 디제잉 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해 준다. 이름이 '엘'이라는데 주말에 외눈박이에 들리면 "웟썹 엘" 한번 해야겠다.

잘 보이지도 않는 주인장이 중고 시디는 처분 한 것 같고 레코드도 절반 정도는 없는 것 같다. 책은 내가 관심 없으니 들려도 보지 않는데, 가끔 십 수 년 된 어느 잡지 부록으로 나온 지도나 포스터 같은 것은 재미있게 보기도 한다. 이 집 커피는 참 맛이 없지만 부담도 없고,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 때문에 가끔 들린다. 그리고 밥은 얻어먹었으니 차 한 잔은 사야지....흐흐.

난 빨강이 좋아.